* 누렁이의 기도 *

주인님..
부디 한번만 제 눈을 바라봐 주세요!!
차가운 철조망 축사안에서도
저는 늘 주인님의 발자국 소리만을 기다리며 지내왔습니다.
주인님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면..
조금이라도 주인님께 가까이가고자
제 머리는 늘 좁은 철조망에 부딪히곤 했습니다..

주인님..
이제 곧 주인님의 곁을 떠나야 할 때가 가까워 온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비록 주인님이 그 무서운 곳으로 저를 보내신다 해도..
저는 주인님을 원망하지 않을거예요!!
주인님이 저를 미워하셔서 그러시는게 아니고..
사정이 있어 어쩔수 없이 그러시는 거라고
저는 그렇게 믿고 있으니까요..

주인님..
다만 그날이 오면..
주인님과 작별해야할 마지막 순간이 오면..
제가 어릴때 그러셨던 것처럼..
제 머리와 가슴을 한번만 따스히 어루만져 주세요..
그러면 전 무서움으로 온몸이 떨려도
주인님의 체온을 가슴속에 간직한 채..
거뜬히 정들었던 보금자리를 나설수 있을 거예요..

태어나서 한번도 떠나본적 없던 이 축사..
좁고 지져분했지만..
제게는 이곳이 세상의 전부였지요!
장난치며 지내왔던 정든 친구들과도
이제는 이별할 준비를 해야겠어요..

주인님..
그 순간은 얼마나 오래걸릴까요?
얼만큼 무섭고 아파하면 편안한 세상으로 갈 수 있을까요?
주인님을 위해 잘 견뎌내겠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저는 절대 주인님을 미워할 수가 없는데..
너무 많이 아프면..
혹 주인님을 원망하게 될까봐
두려워지니까요!!

주인님..
제가 눈감는 그 마지막 순간에..
전 주인님을 기억하며 떠나겠어요..
주인님의 반가운 목소리..
그리고 따스했던 마지막 손길을 기억할께요..
행여..저때문에 조금이라도 슬퍼하지 마세요..주인님!!
전 주인님을 사랑해요..
전...
언제까지나
순하고 착한 주인님의 누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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